60대 이상 노년 남성이 자이로토닉을 찾는 이유
― 힘으로 버티던 시대를 지나, 배움으로 몸을 다시 익히는 선택
입력일자|2024. 11. 11.
기자|권석진
매체|재미미디어
[기사원문]
고령 사회로 접어든 한국 사회에서 ‘노년의 신체 활동’에 대한 인식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나이가 들수록 활동을 줄이고 몸을 아끼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졌다면, 최근에는 오히려 어떻게 배워서 몸을 쓰느냐가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60대 이상 남성들 사이에서 조용히 확산되고 있는 움직임 중 하나가 바로 자이로토닉(Gyrotonic®)이다.
자이로토닉을 찾는 노년 남성들의 공통된 특징은 명확하다. 대다수가 “원래 운동을 좋아했던 사람”이거나 “몸으로 일하며 살아온 세대”라는 점이다. 이들은 젊은 시절부터 ‘힘’과 ‘버팀’으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 고집스러웠던 힘의 끈이 예고 없이 느슨해지는 시기를 맞이한다. 예전처럼 몸이 따라주지 않고, 움직임 하나하나가 불편해지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제 내 몸을 어떻게 써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대안으로 선택되는 것이 자이로토닉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 연령대 남성들이 대부분 광고나 유행이 아닌 **‘소개’**를 통해 센터를 찾는다는 사실이다. 이미 경험한 지인의 권유, 혹은 가족의 추천을 통해 방문하고, 처음에는 반신반의하지만 수업을 경험한 이후 “생각보다 괜찮다”는 반응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일정 기간이 지나면, 단순한 체험을 넘어 지속적인 학습 활동으로 자리 잡는다.
이들이 자이로토닉에 머무는 이유는 분명하다. 이전보다 몸을 덜 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쉽게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힘을 주는 법이 아니라, 힘이 전달되는 원리와 흐름을 이해하게 되고, 움직임의 순서와 연결을 인지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운동 습관이 아니라, 신체 사용에 대한 재교육 과정에 가깝다.
이 지점에서 자이로토닉은 일반적인 체력 활동과 구분된다. 자이로토닉은 특정 연령이나 목적을 위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평생교육의 영역에서 접근할 수 있는 신체 학습 체계다. 반복적인 동작 암기가 아닌, 원리 이해와 체득을 중시하며, 학습자의 신체 경험을 기반으로 단계적으로 확장된다. 특히 노년기 학습자에게 중요한 것은 ‘무리 없는 지속성’인데, 자이로토닉은 이를 교육 구조 안에서 설계하고 있다.
더 나아가 자이로토닉은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교육 시스템과 자격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평생교육 기관의 역할과도 깊이 맞닿아 있다. 자이로토닉 국제 교육 과정은 단기 수료가 아닌, 장기간의 교육 이수와 실습, 평가를 통해 단계별 자격을 취득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는 단순한 참여자가 아닌, 배우는 사람으로서의 정체성을 형성하게 하며, 일부 노년 학습자에게는 ‘지도자 과정’이라는 새로운 학습 목표로까지 확장된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60대 이후 자이로토닉을 시작해, 자신의 몸을 이해하는 과정을 거친 뒤 교육 과정에 관심을 갖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는 자격 취득 그 자체보다도, 국제 기준의 커리큘럼을 따라 배우는 경험이 노년기 학습에 새로운 동기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나이가 배움의 한계가 아니라, 오히려 축적된 경험을 재해석하는 자산이 되는 순간이다.
평생교육원으로서 자이로토닉을 바라볼 때 중요한 지점은 바로 여기다. 자이로토닉은 ‘운동을 하러 오는 곳’이 아니라, 몸을 다시 배우러 오는 교육 공간이다. 노년 남성 학습자들은 이곳에서 경쟁하거나 증명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속도로 배우고, 이해하고, 적용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전 나이보다 몸을 더 편안하게 사용하는 경험을 얻게 된다.
초고령 사회를 향해 가는 지금, 노년기의 신체 활동은 더 이상 소모나 관리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배움의 연장이며, 삶의 질을 재구성하는 중요한 교육 영역이다. 60대 이상 남성들이 자이로토닉을 찾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힘으로 버티던 시대를 지나, 배움으로 몸을 다시 이해하고자 하는 선택, 그 자체가 바로 자이로토닉이 평생교육으로서 가지는 가장 큰 의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