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도 캠핑을 떠나는 이유 ― 두 번째 이야기

자연은 가장 오래된 평생교육의 현장이다

재미미디어 | 권석진 기자

입력 | 2025717일 06:00
 

[기사원문]

한여름 폭염이 일상이 된 요즘, 무더위는 단순한 계절 현상을 넘어 삶의 질과 학습 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되었다. 낮 기온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밤에도 30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이어진다. 뉴스가 아니어도 몸으로 체감하는 변화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어떻게 더위를 피할 것인가’보다, ‘어떻게 이 환경을 이해하고 적응할 것인가’를 질문하게 된다. 이 지점에서 캠핑은 단순한 여가 활동을 넘어, 매우 교육적인 경험의 장으로 확장된다.

필자는 지난주에 이어 다시 한 번 여름 캠핑 이야기를 꺼내고자 한다. 다만 이번 이야기는 여행 후기나 취미 소개가 아니라, 평생교육 관점에서 바라본 환경 체험 학습에 가깝다. 필자는 10년 이상 피크 시즌에 해변과 산지를 오가며 캠핑을 지속해 왔고, 그 과정에서 자연 환경이 주는 교육적 메시지를 몸으로 경험해 왔다. 이번 캠핑 역시 계획된 일정이 아닌, 갑작스러운 스케줄 변경으로 평일에 떠나게 된 여정이었다. 목적지는 작년에도 유난히 더웠다고 기억되는 강원 영월, 그중에서도 ‘무릉도원면’ 일대였다.

서울을 출발해 주천읍내를 지나며 느낀 첫 변화는 ‘체감 온도’였다. 시간은 정오를 향하고 있었지만 창문을 열어도 뜨거운 열기가 밀려들지 않았다. 무릉도원면과 주천면을 잇는 냇가를 지날 때는 오히려 차 안으로 서늘한 공기가 들어왔다. 에어컨을 끄고도 등에 땀이 나지 않는 경험은, 도시 환경에 익숙해진 현대인에게는 매우 낯선 감각이다. 이는 단순한 기후 차이가 아니라, 지형·수변·식생이 만들어내는 미세 기후의 결과다. 교과서로 배우는 환경 이론이 아닌, 몸으로 이해하는 환경 교육의 순간이었다.

캠핑장에 도착했을 때 만난 지역 주민인 캠핑장 사장님은 “덥다”고 표현했지만, 방금 전까지 수도권의 폭염을 통과해 온 필자에게 이곳의 더위는 전혀 다른 의미였다. 이 차이는 상대적인 온도 문제가 아니라, 생활 환경이 감각에 미치는 영향의 차이를 보여준다. 이러한 경험은 환경 인식 교육, 지역 이해 교육의 중요한 사례가 된다.

텐트를 설치하고 냇가에 의자를 놓았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선풍기 세 대를 준비했지만 사용할 필요가 없었다. 산에서 내려오는 공기와 수변을 따라 흐르는 찬 기류가 자연스러운 순환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저녁이 되자 상황은 더욱 극적으로 바뀌었다. 수도권에서는 냉방 없이는 견디기 힘든 시간대에, 이곳에서는 오히려 ‘춥다’는 감각이 찾아왔다. 결국 모닥불을 피우며 체온을 유지해야 했다. 이는 자연 환경이 시간대에 따라 어떻게 다른 학습 조건을 만들어내는지를 보여주는 생생한 사례다.

이번 캠핑의 정점은 새벽이었다. 추위로 인해 잠에서 깰 정도의 기온 변화는, 인위적인 냉방으로는 결코 경험할 수 없는 감각이었다. 결국 필자는 다음 날 인근 상가에서 겨울용 침낭을 구입해야 했다. 계획되지 않은 상황에 대응하며 필요한 도구를 선택하고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학습 과정이었다.

평생교육의 핵심은 ‘정답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있다. 이번 캠핑은 바로 그 점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자연은 교재를 나눠주지 않지만, 가장 정직하게 결과를 보여준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선택한 장소, 준비의 부족, 환경에 대한 오해는 모두 즉각적인 피드백으로 돌아온다. 이러한 경험은 강의실 안에서는 얻기 어렵다.

여름 캠핑을 망설이는 많은 이들에게 필자는 다시 한 번 말하고 싶다. 이 경험은 단순한 휴식이나 낭만이 아니라, 자연과 환경을 이해하는 매우 실질적인 평생교육의 장이다. 무릉도원이라는 지역명이 상징하듯, 이곳은 인위적인 장치 없이도 자연의 힘만으로 극단적인 더위를 완화시키는 공간이었다. 만약 이 넓은 지역을 인공적으로 냉각하려 한다면, 그 비용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다.

자연은 이미 우리에게 충분한 교육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그 안으로 들어갈 용기를 내지 않을 뿐이다. 더 늦기 전에, 교과서 밖의 배움이 존재하는 무릉도원으로 떠나보기를 권한다. 이것이야말로 평생교육이 지향하는 가장 원형적인 학습 방식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