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도 캠핑을 떠나는 이유
― 자연 속에서 배우는 체험형 평생교육의 가능성
재미미디어 | 권석진 기자
입력 | 2025년 7월 10일 06:00
[기사원문]
장마라는 단어는 기억의 저편으로 밀려난 지 오래다. 비를 본 기억조차 흐릿해진 사이, 본격적인 무더위가 일상이 되었다. 연일 뉴스에서는 해외의 기온이 40도를 넘는다는 소식이 이어지지만, 그것은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우리에게 더 절실한 것은 당장의 폭염과 열대야, 그리고 일상 속에서 이를 어떻게 견뎌낼 것인가 하는 문제다.
이런 상황에서 캠핑을 떠난다고 하면 고개를 갸웃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특히 캠핑을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일수록 여름 캠핑은 무모한 선택처럼 보이기 쉽다. 그러나 오랜 시간 여름 캠핑을 반복해 온 경험자의 시선에서 보면, 그 평가는 다소 단편적이다. 필자는 약 15년간 매년 여름, 그것도 8월 첫 주라는 피크시즌에 캠핑을 떠나왔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말하자면, 여름 캠핑은 흔히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복합적이고 교육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정말 덥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한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많은 경우 ‘아니다’에 가깝다. 물론 낮 시간대의 더위는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밤이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2023년처럼 폭염이 장기간 이어져 강릉 해변가의 심야 기온이 30도를 기록했던 시기에도, 양양·고성·속초 등 북부 지역의 캠핑장은 상대적으로 선선했다. 이는 단순한 체감의 문제가 아니라, 지형과 바람의 흐름, 수변 환경이 만들어내는 자연 조건의 차이에서 비롯된다.
이 지점에서 캠핑은 단순한 여가를 넘어 하나의 학습 경험이 된다. 도심에서 에어컨과 인공적인 냉방에 의존해 더위를 해결하는 방식과 달리, 캠핑은 자연 환경이 어떻게 온도를 조절하는지를 몸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실제로 여름 캠핑에서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원인은 더위 그 자체보다는 습도인 경우가 많다. 비가 내리면 오히려 기온이 내려가 잠들기 쉬워지고, 비가 오기 직전 습도가 극단적으로 높아질 때만 불편함이 커진다. 이러한 경험은 기후와 환경에 대한 감각을 회복하게 만든다.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볼 때, 이러한 체험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교실이나 강의실에서 배우는 지식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직접 관찰하고 체감하며 축적되는 학습이기 때문이다. 캠핑은 기후, 지형, 생활 방식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이해하게 하는 살아 있는 교재와 같다. 특히 낮 시간의 더위를 피하기 위해 물가나 문화시설을 활용하고, 해 질 무렵 다시 자연으로 돌아오는 하루의 흐름은 ‘환경에 맞춰 생활을 설계하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한다.
여름 캠핑을 계획할 때 물가의 유무, 주변 문화시설, 지역의 지형을 살피는 과정 또한 하나의 학습이다. 이는 단순한 준비를 넘어, 정보를 수집하고 판단하며 스스로의 생활을 조율하는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다. 낮에는 실내 공간에서 더위를 피하고, 저녁에는 선선해진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험은 자연과 인간의 공존 방식을 몸으로 이해하게 만든다.
이러한 맥락에서 캠핑은 평생교육원이 주목할 만한 체험형 교육 모델로 확장될 가능성을 지닌다. 특정 기술이나 자격 취득을 위한 교육과 달리, 캠핑은 환경 이해, 자기 관리, 공동체 생활, 위기 대응 능력 등을 통합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특히 여름이라는 극단적인 계절 조건 속에서 이루어지는 캠핑은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판단력을 키우는 데 적합하다.
무더위에도 캠핑을 떠나는 이유는 단순히 ‘괜찮아서’가 아니다. 자연이 만들어내는 질서와 리듬을 직접 경험하고, 그 안에서 스스로의 생활 방식을 다시 설계해보는 학습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여름 캠핑은 불편함을 감수하는 고행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배우는 또 하나의 평생교육 방식이다. 더위를 피하는 법을 넘어, 더위와 공존하는 법을 배우는 경험. 그것이 여름 캠핑이 지닌 진짜 가치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