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박 연장이 보여주는 상황 대응형 평생교육의 실제
재미미디어 | 권석진 기자
입력 | 2025년 3월 30일 06:00
[기사원문]
장박 연장 노하우
겨울이 끝나면 많은 캠퍼들은 자연스럽게 장박 철수를 떠올린다. 계절이 바뀌었으니 장비를 정리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필자는 이전 기고를 통해, 겨울이 끝났다고 해서 반드시 장박을 철수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상황에 따라 1~2개월 연장하는 선택지 역시 충분히 고려해볼 수 있다는 점을 제안한 바 있다. 그렇다면 장박을 연장할 때 무엇을 점검해야 할까. 단순히 ‘연장 신청’을 하는 것과, 환경 변화에 맞게 장박 환경을 재설계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이 지점에서 장박 연장은 단순한 캠핑 기술을 넘어, 상황을 분석하고 환경에 맞게 생활 방식을 조정하는 학습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는 평생교육이 강조하는 핵심 개념인 ‘상황 대응 역량’, ‘생활 설계 능력’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장박 연장을 준비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실천형 평생교육 모델이 되는 이유다.
첫째, 바닥 철수 – 환경 변화에 따른 선택과 판단
겨울 장박의 핵심은 단연 바닥 공사다. 냉기를 차단하기 위해 이중, 삼중으로 구성한 바닥은 혹한기에는 필수 요소였다. 그러나 기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시점에도 동일한 구조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과도한 바닥 공사는 내부 습기를 가두고, 생활 동선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장박 연장을 고려한다면 가장 먼저 바닥 철수를 검토해야 한다.
바닥 철수는 단순히 장비를 걷어내는 작업이 아니다. 겨우내 쌓인 습기를 완전히 배출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모든 장비를 텐트 밖으로 꺼내고, 최소 두세 시간 이상 모든 창을 열어 충분히 환기해야 한다. 이 과정은 환경 관리 교육의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학습 요소다. 눈에 보이지 않는 습기와 결로가 생활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몸으로 체득하게 되기 때문이다.
또한 고정 설치해 두었던 화목난로와 연통을 제거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계절이 바뀌면 에너지 사용 방식 역시 달라져야 한다. 이는 단순한 캠핑 요령이 아니라, 상황에 맞게 자원을 재배치하는 생활 기술 교육의 한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둘째, 화로대 설치 – 계절 전환에 따른 생활 방식의 변화
겨울 동안 화재 위험으로 제한되었던 불멍의 계절이 돌아왔다. 장박 연장은 단순히 ‘더 머무는 것’이 아니라, 캠핑의 성격이 바뀌는 시점이기도 하다. 이때 화로대 설치는 매우 상징적인 변화다. 단기 캠핑에서는 화로대의 열이 식지 않아 패킹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지만, 장박에서는 오히려 안정적으로 설치해 두는 것이 효율적이다.
화로대를 중심으로 한 캠핑 생활은 휴식의 질을 높이는 동시에, 안전 관리와 책임 의식을 함께 요구한다. 불을 다루는 경험은 위험 요소를 인식하고 통제하는 훈련이 되며, 이는 국제적으로도 야외활동 지도자 과정에서 중요한 평가 요소로 다뤄진다. 장박 연장을 통해 이러한 경험을 반복적으로 쌓는 것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 국제 자격 과정에서 요구하는 실무 감각과도 연결될 수 있다.
셋째, 불청객 방비 – 예측과 대응의 생활교육
봄철 장박 연장에서 많은 캠퍼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가 있다. 바로 고양이와 같은 불청객의 침입이다. 겨울에는 바닥 공사로 인해 텐트 내부가 밀폐되어 있었지만, 바닥 철수 후에는 스커트 사이의 작은 틈만으로도 고양이는 쉽게 내부로 들어올 수 있다. 이는 위생 문제뿐 아니라, 생활 스트레스로 직결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프탈렌을 배치하고, 텐트 면마다 단조팩을 추가로 박아 스커트가 들리지 않도록 고정하며, 모래주머니를 이중으로 덮는 방식은 단순한 요령을 넘어선다. 이는 문제를 인식하고, 원인을 분석한 뒤, 다층적인 해결책을 적용하는 과정이다. 평생교육에서 강조하는 문제 해결 학습, 환경 적응 학습의 전형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장박 연장이 보여주는 평생교육적 의미
장박 연장은 ‘캠핑을 오래 한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계절 변화에 따라 생활 구조를 조정하고, 장비를 재배치하며, 새로운 위험 요소에 대응하는 일련의 과정은 모두 학습이다. 특히 성인 학습자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지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는 능력이다.
평생교육원 관점에서 본다면, 장박 연장은 충분히 교육 콘텐츠로 확장 가능하다. 환경 이해, 생활 기술, 안전 관리, 자원 활용, 휴식 설계까지 모두 하나의 커리큘럼으로 묶을 수 있다. 이는 다이어트나 운동 중심 프로그램이 아니라, 삶을 설계하고 유지하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이다. 나아가 국제 아웃도어 교육, 환경교육 자격 과정의 기초 모듈로도 연결될 수 있는 실천 사례다.
결국 장박 연장은 ‘계속 머무를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머무를 것인가’를 배우는 과정이다. 상황에 따라 변화를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선택을 하는 경험은 캠핑을 넘어 삶 전체에 적용된다. 이러한 이유로 장박 연장은 단순한 캠핑 노하우가 아니라, 오늘날 평생교육이 주목해야 할 살아 있는 교육 현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