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10.
필자의 일행은 12시간 만에 독일에 도착했다. 항공사 안내에는 13~14시간이라 적혀 있었지만, 실제로는 왕복 모두 1시간 이상 단축되었다. 독일이라 하면 베를린, 프랑크푸르트, 함부르크, 뮌헨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 방문으로 지리적 감각이 어느 정도 자리 잡았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다는 프랑크푸르트 공항에 도착한 뒤, 남쪽으로 이동했다. 버스로는 약 4시간, 자가용으로는 2시간 30분을 달려 프라이부르크에 닿는다. 거기서 다시 10분 정도 내려가면 오늘 소개할 라인탈 클리닉(Rheintalklinik)이 있는 바트 크로징겐(Bad Krozingen)과, 마스터들이 훈련받는 뮌스테탈(Münstertal)이 나온다. 이곳은 독일의 끝자락이라 할 만하다. 차라리 프랑스나 스위스 국경이 30분 이내로 더 가깝다.
시골 마을이다 보니 언어 장벽도 있었다. 필자가 역 앞 식당과 카페를 찾았을 때 직원들은 간단한 영어조차 알아듣지 못했다. 다행히 출국 전 두 달 정도 독일어를 공부한 덕분에 숫자와 기초 표현으로 간신히 주문할 수 있었지만, 원하는 메뉴와는 다른 음식이 나오기도 했다. 온천이나 호텔, 일부 약국에서는 영어가 통했으나, 마트와 소규모 상점에서는 거의 불가능했다. 실제로 외국인 마스터 한 명과 함께 카페에 갔을 때 이미 몇 번 온 그조차도 ‘커피’ 외에는 손가락으로 빵과 쿠키를 가리켜 주문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나마 프라이부르크 같은 도시로 나가면 영어 사용이 한결 수월했다.
이런 막막한 상황에서 도움의 손길이 닿았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필자의 독일 방문을 알게 된 마스터 트레이너 로버트 메글(Robert Meggle)가 연락을 준 것이다. 그는 우리가 도착한 다음 날 곧장 찾아와 주었고, 그의 안내로 바트 크로징겐의 대표적인 온천인 비타 클라시카 테르메(Vita Classica Therme) 안에 있는 라인탈 클리닉을 방문할 수 있었다.
여기서 흥미로운 사실을 하나 배웠다. 바트 크로징겐의 ‘Bad’는 독일어로 ‘온천’을 의미한다는 점이다. 알고 보니 독일 곳곳에 ‘Bad’가 붙은 지명이 있었고, 그곳에는 어김없이 온천이 있었다. 실제로 이 지역은 오래전부터 스파로 유명했고, 스위스와 프랑스에서 온 관광객도 많았다. 자연스럽게 재활 병원인 라인탈 클리닉이 자리 잡았고, 그 안에 자이로토닉 스튜디오가 있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비록 우리나라처럼 대형 병원이나 첨단 시설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관리 상태와 기구, 그리고 로버트의 설명을 통해 알 수 있었던 것은 ‘수익보다 치료에 진심인 병원’이라는 점이었다.
2025년 8월 10일
재미미디어 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