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8. 17.
마스터 트레이너 로버트 메글(Robert Meggle)의 안내를 받아 라인탈 클리닉(Rheintalklinik) 안으로 들어섰다. 여러 치료실을 지나 가장 깊숙한 방에 이르자 낯익은 이름이 눈에 들어왔다. 바로 "Gyrotonic".
문을 열자 줄지어 선 풀리타워, 그리고 점핑·토너 등 스페셜 머신들이 시선을 끌었다. 흥미로운 점은 모든 기구가 초기 모델이라는 사실이었다. 보통 오래된 장비는 낡은 느낌을 주지만, 이곳의 기구들은 관리가 잘 되어 있어 오히려 고급스러움과 기품이 묻어났다. 실제로 확인해보니 일부는 생산번호가 10번 이내인 희귀한 모델도 있었다. 한쪽 벽면에는 창시자 줄리우 호바스(Juliu Horvath)의 인터뷰가 실린 잡지, 그가 직접 지도를 하던 모습, 당시 트레이너들의 사진이 걸려 있어 이곳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고 있었다.
현재 이곳에는 네 명의 마스터 트레이너가 근무 중이었다. 일반 트레이너 없이 오직 마스터들만 있는 점이 독특했다. 인근 뮌스테탈이나 슈타우펜 스튜디오에는 일반 트레이너 한 명이 수업을 맡고 있는데, 이곳은 확실히 특별한 공간이었다. 각 마스터들의 전문 분야도 달랐다. 우리를 안내한 로버트는 무용수가 아닌 몇 안 되는 마스터로, 장거리 달리기 선수 출신답게 러너를 위한 특별 코스를 운영한다. 또 다른 마스터는 음악 프로그램, 또 다른 이는 척추질환 전문 등 각기 다른 배경을 바탕으로 다양한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로버트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뮌스테탈에 모이기 전에는 이곳에서 교육이 이루어졌으며, 과거 사진으로만 보았던 자이로키네시스 강당도 직접 보여주었다.
유명 관광지보다 더 큰 감동을 주는 자이로토닉의 성지를 충분히 둘러본 뒤, 감사의 뜻을 전하고자 근처 비타 클라시카 테르메(Vita Classica Therme) 내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 작은 해프닝이 있었다. 일행 중 한 명이 한국에 여러 차례 다녀온 로버트에게 “한국 사람들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지 않느냐. 그런데 며칠 동안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현지인이니 유창한 독일어로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니면 얼음 넣은 아메리카노라도 주문해달라”고 부탁했다. 로버트는 흔쾌히 승낙했고, 곧 주문을 했다.
잠시 뒤 우리 앞에 놓인 것은 아이스크림이 얹힌 커피 네 잔이었다. 독일어에서 Eis는 ‘얼음’이자 ‘아이스크림’을 뜻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참을 웃으며 커피를 나눠 마셨고, 즐거운 대화와 격려를 뒤로하고 헤어졌다.
2025년 8월 17일
재미미디어 편집부